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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과시욕? 러시아 외무장관에 기밀 누설 의혹

트럼프 "러시아와 테러 정보 공유 내가 가진 전적인 권한 행사했을 뿐"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으로 궁지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엔 기밀 누설 논란으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기밀 정보를 누설했다"고 보도했다. 전.현직 관료의 증언을 인용한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누설한 기밀은 이슬람국가(IS)에 관한 것이다. 첩보 기관의 최고 비밀등급에 해당하는 핵심 정보로, 이를 누설함으로써 주요 정보원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주장이다. WP는 "미국은 이 정보를 정보교환협정을 맺은 파트너를 통해 입수했다"며 "동맹국은 물론 미 정부 관료들에게도 엄격하게 제한되는 정보"라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키슬랴크 러시아 대사를 접견했을 때 정보를 누설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설을 수사하던 코미 FBI 국장이 경질된 이튿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준비된 대화 주제를 벗어나며 기밀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것은 정보원의 스파이 활동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내용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정보원이 활동 중인 IS 영토 내 특정 도시명이 거론됐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 수집 방법까지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상세하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실을 폭로한 한 관료는 "정보 누설로 인해 IS 내부 그룹에 접근 가능한 동맹의 협조를 잃을 위기에 빠졌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리는 "정보는 암호화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동맹과 공유하는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러시아 대사에게 유출했다"고 말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내부 정보를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과시하려고 한 것 같다고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과의 대화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대단한 정보를 갖고 있다. 사람들이 내게 매일 대단한 정보를 브리핑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회동 뒤 백악관 관계자는 기밀 누설 파급을 막기 위해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에 이 사실을 알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적대국과 이 같은 기밀을 논의하는 건 거의 모든 정부 관계자들에게 금지돼 있다. 그러나 WP는 "대통령은 지휘권과 기밀 해제 권한을 가졌기 때문에 트럼프가 법을 위반했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NYT는 "정보원의 허가 없는 정보 공유는 정보활동 에티켓의 중대한 위반이며 향후 동맹국과의 정보 공유 관계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나는 대통령으로서 테러리즘, 항공기 비행 안전, 인도적 이유와 관련된 사실을 러시아와 공유했을 뿐"이라며 "이는 내가 가진 전적인 권한 행사"라고 직접 밝혔다. 그러면서 "거기에 더해 러시아가 이슬람국가(IS), 테러리즘과의 싸움을 한층 강화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라브로프 외무장관 회담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성명서를 내고 "(정보의) 출처.방법이나 군사 작전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테러의 위협과 이와 관련된 노력 등이 논의되긴 했지만 정보원이나 방법, 군사작전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워싱턴 정가는 충격에 휩싸였다. 외교관계위원회 의장인 공화당 밥 코커(테네시) 상원의원은 기자들에게 "백악관은 스스로를 통제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서둘러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며 "그들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모든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인 민주당의 마크 워너(버지니아) 상원의원은 트위터에서 "만약 사실이라면, 정보 집단의 뺨을 때린 격이다. 특히나 러시아인에게 정보원과 수집 방법을 누설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트럼프는 기밀 보호에 대한 유권자의 우려에 힘입어 대통령에 당선된 측면이 크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은 더욱 어불성설이라는 게 언론의 지적이다.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국무장관 재임 시절 개인 e메일 계정을 사용한 것이 당락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e메일 스캔들로 우리나라 전체가 위험에 처했다. 우리의 민감한 비밀을 외국 적군에 의한 해킹에 취약하게 만들었다"며 클린턴을 공격했다. ◆클린턴, 반 트럼프 조직 만들어 정치 재개=한편 클린턴은 이날 비영리 정치조직을 발족시키고 반 트럼프 진영 결집에 뛰어들었다. 대선 패배 이후 6개월만의 본격 정치 행보다. CNN 등에 따르면 그는 15일 정치단체 '온워드 투게더(Onward Together, 함께 전진)'의 출범을 선언했다. 트럼프 정부의 어젠다에 대항하고 의회 내 의석을 빼앗는 데 동참할 모든 조직의 기금 조성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 클린턴은 트위터에 "지난 선거에서 6600만에 가까운 표를 얻은 진보적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데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또 "난 여전히 싸워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원대한 마음으로 미국을 포용하며, 전진(Onward)"이라고 썼다. 이경희·홍주희 기자

2017-05-16

"트럼프, 러 외무에 IS 관련 극도의 기밀정보 유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정보를 유출했고, 이 때문에 정보를 제공한 중요한 정보원이 위험에 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다음 날인 지난 10일 방미 중이던 라브로프 장관 등 러시아 정부 고위 관료들을 백악관에서 만나 IS 문제를 논의하던 중 관련 기밀을 유출했다. 이 정보는 너무 민감해 동맹국 간에도 공유를 제한하고 심지어 미 정부 내에서도 보안을 철저히 유지하는 그런 종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리는 "이 정보는 암호화된 정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동맹과 공유하는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러시아 대사에 유출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향후 민주당의 대대적인 공세가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9일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 사건 및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당국 간의 내통 의혹을 수사 중이던 코미 전 국장을 전격으로 해임했으며, 이에 민주당은 관련 수사를 방해하려는 행위라고 강력히 반발하며 특검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2017-05-15

닉슨 그림자 드리운 미국…트럼프·코미 '녹음 테이프' 공방

닉슨 '비밀 녹음' 들통나 사임 한 뒤 40년간 백악관, 동의 없이 녹음 안 해 차기 FBI 국장, 이르면 이번주 발표 워싱턴 정가가 제임스 코미 전 FBI(연방수사국) 국장의 후임 인선에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찾으려 하겠지만, 야당과 반트럼프 세력은 신임 FBI 국장이 러시아 내통 스캔들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인물인지를 주시하고 있다. 새 FBI 국장이 수사에 미온적일 경우 '특별검사' 도입이라는 후폭풍이 발생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관련 절차가 빠르게 결정될 것"이라며 "모두가 잘 알려진 사람들이다. 후보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트럼프가 첫 해외 순방을 나서는 오는 19일 전에 인선이 끝날 가능성도 있다. CNN은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 주재로 후보자 개별 면접에 착수해 앤드루 맥카베 FBI 국장 대행을 비롯해 앨리스 피셔 전 법무부 차관보, 존 코닌 상원의원 등 지난 12일에만 적어도 8명의 후보를 인터뷰했다고 보도했다. 첫 면접자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법무부 차관보를 지낸 앨리스 피셔였다. 그가 발탁된다면 최초의 여성 FBI 국장이다. 하지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화이트워터 게이트' 조사에 참여한 전력이 있어 의회 인준 과정에서 민주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화이트워터 게이트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 시절 부인 힐러리의 친구인 제임스 맥두걸 부부와 함께 설립한 '화이트워터 부동산개발회사'의 토지 개발을 둘러싼 사기 의혹 사건이다. 클린턴 부부는 2000년 9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코미 국장 해임 사태는 '녹음테이프' 공방으로도 번졌다. 코미 국장이 "유임시켜달라는 민원을 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관련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미 국장이 내가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확인해줬다. 그는 나에게 FBI 국장직을 유지시켜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코미의 요청으로 백악관에서 저녁을 먹고, 두 차례 전화 통화를 하며 이 같은 민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이 식사 자리에서 대통령이 코미에게 충성 서약을 요구했지만 코미가 항상 정직하겠다는 약속만 할 수 있다며 이를 거절했고, 그것이 해임 사유 중 하나가 되었다고 보도했다. 코미 국장의 측근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자신의 트위터에 "코미는 우리의 대화를 녹음한 '테이프'가 없길 바라야 할 것"이라며 협박했다. 이에 코미 측은 " 걱정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녹음테이프' 공방은 새로운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 녹음테이프가 있다면 그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백악관이 상대방의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하는 관행은 지난 40년간 없었다는 게 통념이다.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의 여파로 불명예 퇴진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재임중 방문자와의 대화를 비밀리에 녹음한 것이 들통난 이후 이런 일은 금기시돼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녹음 여부에 대해 "그것은 내가 말할 수 없다. 나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내가 코미에게 원하는 건 단지 정직하라는 것"이라고 얼버무렸다. 미국 내 여론은 코미의 우세다. NBC뉴스와 서베이 몽키의 온라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과반수(54%)가 코미의 해임이 부적절했다고 응답했다. 적절했다는 응답은 38%였다. 응답자의 55%는 코미의 해임이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커넥션에 대한 수사 공정성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 답했다. 이경희 기자

2017-05-14

코미 해임 변명할수록 꼬여만 가는 트럼프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 해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문을 진화하기 위해 내놓는 발언 마다 논란이 되면서 코미 해임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제임스 코미는 언론에 정보를 흘리기 전에 우리들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녹음한 테이프가 없기를 바라야 할 것"라고 썼다. 이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 수사를 지휘하다가 해임된 코미 전 국장에 대한 경고로 풀이됐다. 당장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을 협박했다고 보도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치 공개할 수도 있는 것처럼 언급한 코미 전 국장과의 만찬 대화 녹음테이프가 정말로 존재하는지 그리고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실제 이런 테이프가 존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대통령학을 전공한 역사학자인 마이클 베슐로스는 트위터에 "대통령들은 닉슨 전 대통령의 녹음 시스템이 1973년 발각된 뒤 방문자들이 모르게 일상적으로 녹음하는 일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과거 백악관 방문자와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다가 들통이 난 뒤 대화 녹음 관행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코미 전 국장은 이에 대해 있으면 공개하라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NBC방송은 이날 코미 측근의 말을 인용해 "코미 전 국장은 테이프가 있더라도 전혀 걱정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며 "외려 코미는 테이프들이 있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의 회동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전 국장의 주장도 정면충돌하고 있다. 만찬 회동의 성사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코미 전 국장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어쩔 수 없이 불려갔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코미 전 국장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의 만찬에서 코미에게 충성 맹세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는 주장까지 내놓았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FBI의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를 누를 목적으로 개입하려 했지만 뜻대로 안 되자 수사를 확대하려는 코미 전 국장을 지난 9일 전격 해임했다는 게 코미 전 국장 측의 논리다. 트럼프 대통령이 FBI의 수사에 개입한 정황이 확인된다면 사태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탄핵론' 등을 좌우할 메가톤급 폭탄이 될 수도 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2017-05-12

트럼프 탄핵된다면 사유는 '사법방해(Obstruction of Justice)'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론이 워싱턴 정가에서 퍼지고 있다. 지난 9일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 국장을 갑작스럽게 해고한 뒤 탄핵 여론이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국장의 업무 부실을 이유로 해임했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해임이라 정치적 의혹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공세 "사법방해 증거 있다"=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2일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하킴 제프리스(민주·뉴욕 8선거구) 연방하원의원은 12일 새벽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증거가 계속 나오고 있다. 그를 체포해야 하나?”라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제프리스 의원 외에도 2~3명의 하원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을 언급한 글을 트위터나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상태다. 리처드 블루멘털 상원의원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실질적인 가능성은 낮지만 FBI 국장을 해고한 행위는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탄핵 절차는 하원 거쳐 상원 표결로=미국의 대통령 탄핵 절차는 하원에서 시작돼 상원에서 마무리된다. 국회를 통과한 탄핵 소추안을 헌법재판소가 최종 결정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의 대통령 탄핵 절차에는 법원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다만 상원 표결에서 대법원장이 배석한다. 하지만 결국 탄핵에 대한 최종 결정은 상원의원들의 표결로 이뤄진다. 탄핵 절차는 하원의원이 결의안을 발의하면서 정식으로 시작된다. 발의된 결의안은 하원 법사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전체 표결을 통해 과반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하원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다음 절차는 상원이다. 상원은 100명 중 67명이 찬성하면 통과다. 하지만 상원의 표결은 탄핵 대상자의 유·무죄를 평결한다. 유죄 평결이 이뤄지면 대통력직은 박탈된다. 무죄 평결이 나오면 탄핵 결의안이 무효화된다. ◆탄핵 결의안 발의된 건 미국사상 3회=미국에서 탄핵 결의안이 발의된 건 총 세 차례다. 1868년 앤드류 존슨 전 대통령과 1974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그리고 1998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의안이 발의됐었다. 그러나 존슨과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은 상원에서 모두 부결됐고, 닉슨 전 대통령은 하원 표결 전 사임했다. 이 때문에 미국 역사상 실제로 탄핵된 대통령은 없는 셈이다. ◆'사법방해' 입증 어려워=이 같은 과거 경우를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론도 성사 가능성은 현재로선 매우 낮다.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 탄핵 사유는 반역죄와 뇌물죄 그리고 ‘중대한 범죄와 경범죄’다. 역사적으로 세 차례 발의된 탄핵 결의안에는 모두 탄핵 사유가 ‘사법방해(Obstruction of Justice)’로 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된다면 역시 사유가 사법방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국장을 해임한 것이 러시아와의 내통 수사를 중단시키거나 은폐하기 위해서라는 의심은 들지만 이를 증명할 결정적 증거가 없는 한 탄핵은 어렵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코미 국장 해고와 관련된 위법 여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위법 행위를 했다는 것을 증명하기는 간단하지 않다”며 “공화당이 하원과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 현 정치적 상황에서 코미 국장을 해고한 이유로 탄핵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신동찬 기자 shin.dongchan@koreadaily.com

2017-05-12

일 못해 잘랐다? 러시아 내통 의혹 더 키운 트럼프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9일 코미를 전격 해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진화에 나섰지만, 야당인 민주당은 트럼프에 비판적인 언론의 지원사격 하에 "트럼프 측근들과 러시아 당국 간 불법 내통 의혹 수사를 막으려는 꼼수"라며 수사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코미 전 국장 해임 사유를 묻는 취재진에 "그가 일을 잘하지 못했다. 아주 간단한 문제다. 일을 잘하지 못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트위터를 통해선 "코미는 워싱턴(정치권)과 공화.민주당 거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사태가 가라앉으면 (오히려) 그들이 나에게 고마워할 것이다" "민주당은 코미에 대해 몇 달 동안 계속 불평해오다 정작 해고되고 나니 이제 와 분개하는 척한다. 가짜 위선자들!"이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백악관의 새라 허커비 샌더스 부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오래전) 코미 국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면서 "사실 대통령에 당선된 날부터 코미 해임을 고려해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코미 전 국장이 해임되기 직전 법무부에 러시아 커넥션 수사를 위한 예산과 인력 보강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과 언론들은 이를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러시아 커넥션 수사를 확대할 조짐을 보이자 트럼프가 전격적으로 코미를 경질한 것을 입증하는 정황"이라고 지적했다. 차기 대선에서 트럼프에 맞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수사를 막기 위해 해임한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특별검사를 임명해 철저한 진상조사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 여당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도 이날 "코미 해임은 전례 없는 조치다. 스캔들은 계속 이어진다. 앞으로 더 터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을 조사 중인 상원 정보위원회는 10일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경질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강제 소환장을 발부했다. 플린이 정보위 출석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처드 버 상원 정보위원장은 "지금까지는 (그가) 자발적으로 움직이기를 바랐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으면 다른 수단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트럼프의 코미 국장 해임 조치가 오히려 러시아의 미 대선 기간 중 민주당 전국위원회 해킹 사건과 트럼프 캠프 인사들과 러시아 당국 간 불법 내통 의혹 등에 대한 조사를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2017-05-11

코미 FBI 전 국장 해임하고 러 외무장관 만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럼프 대선 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을 조사하던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다음날인 1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났다. CNN방송은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방미 중인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접견했으며 이 자리에는 러시아 내통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도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내통 의혹을 조사하던 코미 전 FBI국장을 해고한 다음날 러시아 외교 수장을 만나는 것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만남을 강행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만난 러시아 관료들 중 최고위급임에도 이날 접견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심지어 백악관이 이날 보도자료에서 키슬랴크 러시아 대사의 참석 사실을 언급하지 않아 석연치 않다는 의심마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고위 관리들과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접견 후 기자들과 잠시 만나 양국 관계와 시리아 분쟁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으며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대통령은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발전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강조했고, 중동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분쟁을 해결하기위해 양국 협력 강화 가능성을 키웠다"고 전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트럼프와의 면담에 앞서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만났으며 '코미의 해임으로 회담 전망이 어두워졌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코미 국장이 해임됐느냐" "당신들 농담하고 있는 거냐"라고 반문하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2017-05-10

트럼프 '넌 해고야' … FBI 국장(제임스 코미), TV 보고 알았다

비서 "조금 전 백악관서 통보장 왔다" AP "러 내통설 집요한 조사로 해임" 백악관 "청문회 잘못된 발언 탓" 반박 '백악관, 제임스 코미 FBI 국장 전격 해임' 9일 오후 5시30분 CNN에 속보 자막이 떴다. 당시 코미 국장은 캘리포니아주 LA 지부의 한 사무실에서 FBI 직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TV 자막을 본 코미는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고 웃기까지 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바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코미는 워싱턴DC의 FBI(연방수사국) 본부에 전화를 걸었다. 비서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방금 전에 백악관에서 문서를 하나 갖고 왔는데… '당신은 해고됐다. 이는 즉각 효력이 발생한다(You are hereby terminated and removed from office, effective immediately)'라고 돼 있습니다"였다. '화요일의 학살'이었다. 코미는 자신의 10년 임기 중 6년을 남겨두고 있었다. 속보가 나오기 20여분 전. 트럼프의 오벌오피스 경호 담당자 키스 실러(59)는 한 장의 해고통지 서류가 담긴 봉투를 들고 혼자 워싱턴DC의 FBI 국장 비서실을 찾았다. 그는 1999년부터 18년간 트럼프의 사설 경호원이었다. 트럼프 취임과 함께 백악관에 입성했다. 코미 FBI 국장으로선 해임 통보 서한을 한 경호원을 통해 전달받고, 그나마 제대로 전달이 안 돼 TV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하는 굴욕을 맛본 셈이다. 언론들은 "엄청난 충격"이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미국에서 대통령이 FBI 국장을 자르는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대통령이라 해도 막강한 수사권을 가진 FBI 수장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고, FBI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임기 중 해임은 금기시돼왔다. 존 에드거 후버(1895~1972)처럼 죽을 때까지 48년간 FBI를 이끌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경우도 있었다. FBI의 80여년 역사상 임기 중간에 쫓겨난 것은 윤리 위반 등 개인 비위로 1993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의해 해고된 윌리엄 세션스 한 명뿐이다. 백악관은 이번 해임에 대해 코미의 자질을 문제삼았다.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e메일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허위 진술을 한데 대해 책임을 물었다는 것이다. 당시 코미는 클린턴 최측근인 후마 애버딘이 "수백, 수천 건의 e메일을 (전 남편 앤서니 위너에게) 포워딩했고 그중 일부는 기밀을 포함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FBI는 며칠 뒤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위너의 노트북 컴퓨터에서 발견된 e메일 대부분은 개인 전자기기를 백업한 결과 (생성된 것)이며, 애버딘이 수동으로 보낸 e메일은 소수였다"고 코미의 발언을 바로잡았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이유라는 것이 언론의 분석이다. 사실 코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으로 여겨져왔다. 그는 지난해 미국 대선을 11일 앞두고 클린턴의 e메일 게이트 재수사를 발표해 대선판을 뒤흔들었다. 순풍을 타던 클린턴 진영은 큰 타격을 입었고 결국 회복하지 못했다. 클린턴은 최근 인터뷰에서도 "코미 국장 발언이 나오기까지는 내가 이기고 있었다"고 털어놓으며 분함을 표시했을 정도다. 그러나 두 달 전부터 코미는 트럼프에게 눈엣가시로 변했다. 지난 3월 하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코미가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 수사 방침을 밝히면서다. 트럼프의 최측근들을 정면으로 겨냥한 FBI의 수사는 트럼프 정권의 신뢰를 추락시켰다. 코미는 또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우리 캠프를 도청한 의혹이 있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그런 증거는 전혀 없다"며 일축했다. 트럼프는 순식간에 거짓말쟁이로 몰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는 코미를 해임할 구실을 원했고, 코미는 그 구실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AP통신도 "코미의 '집요함'이 해임 사유"라고 분석했다. "이대로 두면 코미가 (러시아 스캔들을 파해쳐) 트럼프의 미래를 위협하는 인물이 될 것을 우려했다"(뉴욕타임스)는 것이다. ◆"워터게이트 특검 해임한 닉슨과 비슷"=코미 해고의 후폭풍은 벌써 미국 정가를 강타하고 있다. 민주당 등 '반 트럼프' 진영에선 "이번 사건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자신의 '워터게이트' 수사를 맡은 특별검사를 해임한 1973년의 '토요일 밤의 학살'과 비슷하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난 트럼프에 '큰 실수를 하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며 "(트럼프-러시아 스캔들 조사를 위한) 독립적인 특별검사 지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리처드 블루멘털 상원의원도 "워터게이트 이후 우리 사법체계가 이렇게 위협받고 그 독립성과 진실성에 대한 신념이 흔들린 것은 처음"이라고 개탄했다. FBI의 러시아 내통의혹 수사는 코미의 해임으로 더욱 미국민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 트럼프는 이에 개의치 않고 1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2017-05-10

정치 논란 피하려다 정치 소용돌이에 익사한 코미

대선 전에는 힐러리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로, 대선 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의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로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제임스 코미(사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결국 전격 해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코미 국장에서 서한을 보내 "당신이 FBI를 효율적으로 이끌 수 없다는 법무부의 판단에 동의한다"며 "당신은 해임됐으며 이는 즉각 효력이 발생한다"고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FBI의 중요한 법집행 임무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새 지도력을 찾는 게 시급하다"며 "오늘 미국은 사법당국의 꽃인 FBI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에게 백악관이 곧바로 후임 인선작업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코미 국장은 80여년 FBI 역사상 정상적으로 10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한 두 번째 국장이 됐다. 공화당 출신의 코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법무부 부장관을 지냈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초당적 인사 차원에서 2013년 FBI국장에 임명했다. 정치적으로 독립적이어야 할 FBI가 끊임없이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는 점에서 코미 국장의 해임을 지지하는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일부 언론과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향하는 FBI 수사를 막기 위해 코미 국장을 해임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FBI의 '트럼프 캠프 러시아 내통설' 수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코미 국장을 해임했다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고 CNN방송도 "FBI 수사가 백악관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고 전했다. 코미 국장은 지난 3월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지난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내통설을 수사 중이라는 폭탄 발언을 하면서 "얼마나 걸리든 제대로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며 지난 4일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서도 러시아가 여전히 미국 정치에 관여하고 있다며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연계 가능성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때문에 민주당으로서는 코미 국장의 해임을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 코미를 클린턴 대선 패배의 공적으로 지목하며 비난을 퍼부었던 민주당은 해임 소식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당장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을 조사할 특별검사 지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코미 국장이 오바마 정부에서 FBI국장으로 발탁된 것은 그가 2004년 병석에 누운 존 애슈크로프트 당시 법무장관을 대행하면서 백악관의 불법도청 재인가 압력을 막아냈던 영향이 크다. 그는 백악관과 정면 충돌했고 부시 전 대통령은 결국 법무부의 우려를 고려해 도청 계획을 수정했는데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주성과 진실성의 상징'이라고 치켜세우며 그를 FBI수장에 임명했다. 그의 청문회 증언처럼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과 트럼프 캠프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가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원칙을 고집한 것일 수 있지만 보수와 진보 진영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최악의 분열 시기에 그는 결국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익사하고 말았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2017-05-09

트럼프, FBI 제임스 코미국장 돌연 해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9일 제임스 코미(James Comey) 미연방수사국(FBI) 국장을 돌연 해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코미 국장의 해임에 대해 " 국민대중의 믿음과 신뢰의 회복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 이메일 수사 재개 및 러시아 대선개입 의혹 등을 둘러싸고 여러 달 동안 혼란과 격변을 겪어온 연방수사국에 대해서 "FBI는 국가 최고의 존경받는 기관이며 오늘부터는 사법기관 최고의 소중한 존재로 거듭나는 새로운 출발이 될 것"이라고 성명에서 밝혔다. 또 신임 FBI 국장을 찾는 인선작업을 즉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이 깜짝 발표를 한 것은 FBI가 지난 주 코미국장의 의회 증언을 정정한 직후에 이뤄진 일이다. 코미 국장은 의회 청문회 증언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대선후보의 최고 보좌관 후마 애버딘이 기밀정보를 포함한 "수십만통의 이메일"을 남편의 컴퓨터로 전송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8일 FBI는 상원 법사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문제의 컴퓨터에서 발견된 이메일 중 "근소한 숫자"의 이메일만이 그쪽으로 전달 되었을 뿐 나머지는 단순히 컴퓨터에 백업 파일로 저장되었을 뿐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56세의 코미국장은 2013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임명으로 10년 임기의 국장직에 취임했다. 그 동안 독립성과 일관된 업무처리로 칭찬을 받아왔던 코미 국장은 취임 후 3년동안 일하면서 여러 차례 논란에 휩싸인 적 있다. 특히 지난 해 대선 직전에 클린턴 이메일 수사 재개를 발표해 트럼프 당선에 일공공신 역할을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클린턴 역시 대선패배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코미 국장의 이메일 수사 재개와 러시아의 대선개입을 꼽은 바 있다.

2017-05-09

클린턴 이메일 수사가 대선 개입?…코미 FBI 국장 "약간 구역질난다"

지난해 미국 대선 막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결정을 공개해 파란을 일으켰던 제임스 코미(사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선거 개입 논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코미 FBI 국장은 3일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재조사를 결정한 것은 힘든 선택이었지만 진실을 숨길 수는 없었다며 "이메일 스캔들에 입을 다물고 있었으면 FBI는 죽음을 맞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의 결정이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과 관련해 "약간 구역질이 난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해 대선 11일 전인 10월 28일 이미 불기소 결정을 내려 수사 종결된 '이메일 스캔들'을 돌연 재수사한다고 의회에 통보했고, 이후 판세는 요동쳤다. 그러다 대선 투표일을 이틀 남기고 다시 '혐의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이 때문에 클린턴은 자신의 패배 원인 중 하나로 FBI의 이메일 재조사 공개를 지적했고 전날인 2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만약 대선이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발표 하루 전인10월 27일에 있었다면 내가 여러분의 대통령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코미 국장은 러시아에 대해선 여전히 미국 정치에 관여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러시아가 사이버 범죄자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선 캠프 간에 연계 가능성을 계속 조사 중이라고 확인했다.

2017-05-03

코미 국장 "FBI는 누구 편도 아냐"

도널드 트럼프 정권의 러시아 스캔들로 워싱턴 정가에서 '태풍의 눈'이 된 제임스 코미(사진)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29일 "어려운 결정을 하면 폭풍이 뒤따를 것임을 안다. 하지만 솔직히 신경 쓰지 않는다"며 FBI가 중립적 기관임을 강조했다. 코미 국장은 이날 정보 및 국가안보 동맹 리더십 만찬 연설에서 "FBI는 누구의 편도 아니고 매우 수준 높은 방식으로 어려운 사안을 결정한다"면서 "사람들은 종종 내게 '당신이 한 일을 보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입장에 따라 세계를 여과해서 보는 색안경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미 국장은 지난해 대선 막바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재수사를 발표해 민주당측의 원성을 산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내통 의혹을 수사해 트럼프 정권의 적이 됐다. 한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30일 코미 국장이 지난해 여름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관련 정보를 공개하려 했으나 버락 오바마 정부 인사들이 이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오바마 정부는 클린턴 후보가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발표가 여론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외려 역효과를 불러올 것을 우려해 대선 이후로 발표를 미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7-03-30

측근 수사해도…트럼프가 못 자르는 임기 10년 FBI 국장 코미

세션스·스톤.플린 의혹선상 올라 대선 직전 클린턴 e메일 터트린 국장 트럼프가 내치면 '수사 개입 역풍' 미 연방수사국(FBI)의 제임스 코미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를 뒤흔드는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코미 국장은 20일 하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설을 수사한다는 폭탄 발언을 내놨다. 그는 "이번 수사는 트럼프 캠프의 관련 인사들과 러시아 정부의 연계 및 조율을 포함한다"며 광범위한 수사를 예고했다. 코미 국장은 특히 "얼마나 오래 걸리든 FBI는 제대로 수사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게 어디로 향하건 사실을 따라가겠다"고 선언했다. 수사에 성역은 없다는 미국식 표현이다. 현재 러시아 연계 의혹 선상에 오른 이들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막후 자문으로 알려졌던 로저 스톤,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다. 세션스 장관은 인사청문회 때 주미러시아 대사와의 접촉 사실을 숨기며 위증 논란까지 불렀다. 스톤은 지난해 민주당을 해킹했던 해커로 지목된 인사와 온라인에서 접촉했다. 플린은 2015년 러시아 방문 때 러시아 업체로부터 총 7만 달러의 강연료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코미 국장의 수사 결과에 따라 트럼프 정권의 정통성이 뿌리부터 흔들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일부라도 사실로 확인되면 트럼프 캠프 인사들이 미국의 대표적 적국과 내통한 것이 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미 지난 17일 "러시아(내통 의혹)는 트럼프의 워터게이트"라는 제목의 기명칼럼을 실었다. ◆WP "러시아는 트럼프의 워터게이트"=코미 국장은 지난해 미국 대선을 11일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e메일 게이트를 재수사한다고 발표해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과 민주당을 충격에 빠뜨렸던 장본인이다. e메일 재수사 선언은 선거판을 뒤흔들었고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당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22일 백악관에서 코미 국장을 만났을 때 "나보다 더 유명하다"며 그와 악수는 물론 포옹까지 했다. 당시 장신인 트럼프 대통령보다 훨씬 더 큰 코미 국장의 모습이 드러나며 그의 키(2m)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흡족하게 만들었던 코미 국장은 두 달 만에 트럼프 정부를 정면으로 겨누는 칼날이 됐다. 코미 국장의 수사 발표가 현실적 위력을 지닌 이유는 FBI가 갖고 있는 막강한 수사권과 엄격한 독립성 때문이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FBI는 수사와 사찰 권한을 함께 갖고 있어 우리로 치면 검찰과 국정원 국내 파트가 한 지붕에 있는 엄청난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현직 대통령도 FBI 수장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당시 클린턴 e메일을 재수사하겠다는 코미 국장을 막지 못했다. 게다가 FBI 국장은 임기 10년이 철저하게 보장된다. 코미의 전임자인 로버트 뮬러는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2년 연장을 요청해 12년을 재임했다. 그전의 루이스 프리는 임기를 2년 남기고 물러났지만 당시 조지 W 부시 신임 대통령의 유임 요청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사의를 고수했기 때문이다. 프리에 앞선 플로이드 클라크도 임기 10년을 채웠다. 코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의 법무부 부장관 출신으로 공화당원이다. 그러면서도 9.11 테러를 겪은 부시 정부가 영장 없는 도청에 나서려는 데 대해 반대하고 나서 소신파로 각인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그를 FBI 국장에 임명했다. 코미 국장의 임기는 2023년까지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2021년 1월)보다 더 길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를 내치기란 쉽지 않다. 자칫 수사권 개입이라는 논란을 부를 수 있다. 코미는 지난 8일 한 콘퍼런스에서 "여러분은 앞으로 6년 반을 더 나와 함께할 것"이라며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코미 국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주장을 공개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러시아의 대선 개입 시도를 일축하며 측근들의 내통설에 대해선 "가짜 뉴스"라고 분개했다. 하지만 코미 국장은 "러시아는 우리 민주주의를 해치고 그녀(힐러리 클린턴)를 해치며 그(트럼프)를 도우려 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클린턴을 너무 증오해 클린턴에 맞서 출마한 이(트럼프)를 분명히 선호했다"고 밝혔다. 코미 국장은 오바마 정부가 자신을 도청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놓고도 "이를 뒷받침하는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국장 때문에 거짓말쟁이로까지 몰렸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2017-03-21

FBI 국장 "도청 근거없다"…트럼프, 오바마에 사과할까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20일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 기간 트럼프타워에 대한 도청을 지시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코미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도청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보를 찾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또 오바마 정부의 도청 의혹에 영국 정보기관인 정부통신본부(GCHQ)가 개입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측의 주장도 일축했다. 함께 출석한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 겸 사이버사령관 역시 도청 의혹의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확인했다. 앞서 공화당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장(캘리포니아)도 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분명히 말한다. 트럼프타워에 대한 도청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다른 사찰활동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을 상대로 사용됐을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수사 당국 책임자와 공화당 상임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도청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하면서 이제 공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로 넘어갔다. 당장 민주당은 공식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코미 국장의 청문회 증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허위 주장들에 쐐기를 박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국민들에게 자신의 수치스럽고 선동적인 날조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원 정보위 소속 윌 허드(텍사스) 의원은 19일 ABC방송 '디스 위크' 인터뷰에서 "사과하는 것은 해로운 것이 아니다. 다른 국정 어젠다하고도 관계없는 일"이라며 사과할 것을 조언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2017-03-20

"정보 유출범도 찾지 못해"…트럼프, FBI 맹비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연방수사국(FBI)이 내부 정보를 언론에 흘린 유출자를 색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의 러시아 유착 의혹이 언론 보도로 불거진 후 정보기관 내부에서의 정보유출을 이슈화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만족할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 데 따른 것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FBI는 오래 전부터 우리 정부에 스며든 국가안보 유출범들을 저지할 능력이 전혀 없다"며 "FBI 내부에 있는 유출범 조차 찾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밀 정보가 언론에 유출되고 있으며, 미국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찾아내라"고 호통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FBI 성토 발언은 CNN과 MSNBC 방송이 전날 '러시아 유착설 언론 보도를 반박하라는 백악관의 요청을 FBI가 거부했다'고 보도한 이후 나온 것이다. CNN은 23일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앤드루 매케이브 FBI 부국장 등에게 뉴욕타임스(NYT) 등 언론의 보도 내용을 FBI가 나서 공개적으로 반박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기사는 뉴욕타임스가 지난 14일 보도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기간 캠프 관계자들과 다른 측근들이 러시아 정보당국 고위 관계자 등과 지속해서 접촉했다는 내용으로 CNN은 제임스 코미(사진) FBI 국장이 백악관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의 러시아 내통 의혹은 FBI와 의회의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다. 그러나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프리버스 비서실장이 FBI 관리들과 논의하긴 했으나 대화에 부적절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며 CNN 보도는 오보라고 주장했다. CNN은 앞서 2007년과 2009년 발효된 법무부 규정은 진행 중인 수사 사건에 대해 백악관과 FBI가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백악관이 이 사안과 관련 FBI에 접촉한 것 자체가 규정 위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7-02-24

"코미 국장 때문에 졌다…FBI 재수사로 동력 멈춰"

클린턴, 후원자들에게 "비통하다" 힐러리 클린턴(사진) 전 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때문에 졌다"고 말했다. 12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클린턴은 이날 후원자들과의 작별 전화회의에서 "우리 분석에 따르면 코미 국장이 보낸 편지 탓에 세 차례의 TV토론 승리와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 스캔들 이후 구축한 동력이 멈췄다. 비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코미 국장은 대선 11일 전인 지난달 28일 클린턴의 'e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알리는 편지를 의회에 보 냈다. 클린턴은 "FBI 재수사 전개를 극복하기 너무 힘들었다"며 "(선거 이틀 전) 코미가 보낸 '재수사가 무혐의로 종결됐다'는 내용의 두 번째 편지는 오히려 트럼프 지지자들을 격분케 했을 뿐 나에게 기울었던 부동층 유권자를 안심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3차 TV토론(10월19일)이 끝난 뒤 경합주였거나 뒤지던 두 곳이 우리 편으로 오고 애리조나는 동률로 따라잡았었다(결과는 45.4% 대 49.5%로 패배)"라고도 말했다.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에서 박빙의 차이로 패배한 것도 재수사 때문이란 뜻이다. 한편 민주당은 대선 패배 이후 당 재정비 작업을 시작했다. 좌파 성향이 뚜렷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이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등 '앵그리 화이트'(성난 백인들)를 붙잡을 수 있는 후보 물색에 나섰다. 공석인 전국위원회(DNC) 위원장 자리에도 진보 인사로 꼽히는 키스 엘리슨 하원의원(미네소타)이 하마평에 올랐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정종문 기자

2016-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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